영 고 성 쇠 (榮枯盛衰)
세월이 가면 모든 생물은 나이를 먹고 끝장을 맞는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다.
‘세월한테 이기는 장사(壯士) 없다’라는 말이 있다. 사람은 태어나서 어린이, 청, 장년을 거쳐서 노인이 되고 그리고 병들고 죽는다. 이를 두고 생노병사(生老病死)라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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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꼬마였을 때는 동네 할아버지 할머니는 애초부터 늙어서 태어나는 줄로 알았다. 어린이는 어린이로 태어나고, 아저씨는 아저씨로, 노인은 노인으로 따로 태어난 줄로 알았다.
한 곳에서 45 여년을 넘게 살았다. 이웃 사람들, 동네 사람들의 영고성쇠(榮枯盛衰)를 보았고, 사람마다 다르게 늙는 것도 보았다. 풍만하고 아름다웠든 여인이 늙어서 초라하고 왜소한 노파로 변하는 걸 보면서 인생무상과 안타까움을 느낀다. 세월의 잔인함이 새삼 원망스러워 진다.
사람에 따라 유독 추하게 늙어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늙을수록 기품 있고 우아한 매력을 보태는 사람도 있다. 살아가는 습관에 따라, 마음 씀씀이에 따라 변하는 모습이 달라지는 것을 알게 된다. 덕(德)을 쌓고 성실하게 사는 사람은 날이 갈수록 발전과 번영을 하고 풍모(風貌)도 좋아지는데, 나태하고 어리석게 사는 사람은 항상 그 상태에서 어렵다는 걸 본다. 자기개발과 인격 수양에 따라, 미추(美醜)와 생활환경이 변하고 번영과 쇠락이 갈라짐을 본다.
세월따라 많은 사람이 들락날락 하지만, 너그럽고 인자한 심성으로 주위를 밝게 비추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늙어갈수록 더욱 인색하고 사나워 지는 사람도 있다. 많은 사람의 부러움에 촉망받던 사람이 어느새 경제적으로 육체적으로 몰락하여 초라한 몰골로 노년(老年)을 맞이 하는 사람을 보면 마음이 아파진다. 인생관리를 성실하게 잘 하여 훌륭한 모습으로 이웃의 존경을 받으면서 노년 생활을 후덕하게 보낸다는 것은 흐뭇하고 대단한 일이다. 대체로 옛날보다 다들 잘 살고 있지만, 덕망(德望)있는 사람으로 부터는 삶의 지혜와 성공의 노하우를 배우고, 교훈적인 귀감(龜鑑)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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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장아장 걷든 어린이가 어느새 대학생이 되고 늠름하고 우람한 사나이로 성장하는 걸 보면 빠른 세월을 실감한다. 평범하게 생겼던 소녀가 빼어나게 예쁜 얼굴이 되고 성숙한 숙녀로 변신하는 것을 보면 신기해 진다. 반대로 깜찍하게 예뻤든 어린이가 커가면서 별로인 것도 본다. 한 곳에서 오래 살다보면 사람마다 겪는 영광과 쇠락의 과정을 알게 되어 역사의 증인이 된다.
인생을 경영하는 마음가짐에 따라 엄청 발전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을 본다. 얼마큼 살아 본 세상, 성실하고 치열한 삶의 열매는 결국은 바로 그 사람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알게 된다. 촌음을 아끼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것을 새삼 배우고 터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