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대회 대상 받은 모녀가 전하는 노하우 중앙일보 이지영 입력 2012.11.23 03:35 수정 2012.11.23 08:19
◆쫀득쫀득 오징어 찾아먹는 재미
마른 오징어를 넣은 김치는 백씨가 친정어머니에게 배운 것이다. 올해 85세인 어머니가 젊었을 때 잠깐 속초에 살면서 알게 된 방법이라 했다. 김치에 생오징어를 넣으면 오징어젓갈 같은 느낌이 나는데, 마른 오징어를 넣으니 먹을 때 쫀득쫀득한 맛이 살아 있어 좋았다. 김치를 먹을 때마다 오징어 찾는 재미도 쏠쏠했다. 찌개를 끓일 때도 좋다. 오징어 맛이 우러나와 국물이 시원해졌다.
마른 오징어를 김치에 넣기 전에는 육수에 담가 하룻밤 불려야 한다. 육수는 북어 대가리, 말린 홍합, 디포리, 대추, 표고, 파뿌리 등을 물에 넣고 자작하게 우려내 만든다. 이렇게 만든 육수에 마른 오징어를 넣어 불린 다음 겉껍질을 벗기고 손으로 가늘게 찢는다. 백씨는 "가위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찢어놓은 오징어에 액젓을 조금 붓고 김장 양념을 해 빨간 물을 들이는 게 다음 순서다. 그리고 김칫소 버무릴 때 같이 넣으면 된다. 오징어를 불렸던 육수도 버리지 않고, 양념 만들 때 사용한다.
백씨는 "우리 집 식구들은 김치 킬러"라고 했다. 먹는 것도 좋아하고 담그는 것도 좋아한단다. 배추 김치뿐 아니라 고춧잎 김치, 고구마순 김치, 무청 김치 등 다양한 김치를 담가 먹는다. 김장 준비는 "장마 끝난 뒤 바로 시작한다"고 했다.
좋은 재료를 구하는 게 김장 준비의 첫 단계다. 좋은 소금과 젓갈을 사러 산지를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강화도에서 사온 천일염은 간수를 뺀 뒤 대소쿠리에 담고 물을 끼얹어 씻어 썼다. "시커먼 물이 빠질 만큼 소금 속에 지저분한 이물질이 많더라"고 했다. 싱싱한 갈치를 사와 2년 동안 소금에 절여 젓갈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 배추도 일일이 뜯어 먹어 보고 산다. '제 날짜를 꽉 채운 배추가 맛있다'는 이유에서 남들보다 김장을 약간 늦게 담그는 것도 백씨의 원칙이다.
이지영 기자jylee@joongang.co.kr" target=new>jylee@joongang.co.kr